"박사님 오셨네?"
"박사님이랑 술 좀 먹어보자"
박사학위를 마치면 장난 반 진심 반의 이러한 농담들을 많이 듣는다.
보통 이러한 분들은
'공부를 싫어하는 나랑은 다른 종이 분명해!'
'저 사람은 수학관련된건 뭐든 지 다 알겠지?' 와 같은 오해를 공대박사에 갖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유머들 중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던 유머가 있다.
학사는 모든것을 안다고 생각하고,
석사는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박사는 나만 모르는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안다
정확하게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느낌으로 기억한다.
박사를 졸업할 즈음엔, 수 년간의 박사기간 동안 전공한 내 연구 분야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게 많이 알겠지만,
그 연구 분야는 너무나도 좁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조그마한 자부심과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지고 박사들은 'Fresh Doctor'란 호칭을 달고 세상에 나오게 된다.
'박사님'으로써 경제활동을 시작하며 처음 느꼇던 것은 '혼란' 이었다.
학위기간동안은 월급을 받긴 하지만, 이는등록금과 생활비로 사용하기에도 모자란 수준이다.
내가 다녔던 사립 대학원 기준 등록금은 한 학기당 700만원 수준이었기에, 1년에 1400만원이 순수 등록금으로 나가게 된다. 교통비, 식비 등 또한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기에 점심-저녁을 모두 해결해야되는 대학원생의 생활비는 적게잡아 월 100만원이 든다. 위 두 가지만 계산하더라도 연 2600만원이 사용되며 월 217만원 가량이 된다. 하지만 220만원 이상을 대학원생에게 월급으로 주는 연구실은 극소수이기에, 대다수의 대학원생들은 '여윳돈'이라는 개념이 없다.
위와 같은 '보릿 고개'를 마치고 운좋게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면 '고연차'와 '박사 수당'이라는 이유로 또래에 비해 조금 더 많은 돈을 받게 된다. 학사를 바로 졸업한 친구들에 비해 4~5년 정도의 경력을 더 인정 받고, 자격 수당 명목으로 100만원 언저리의 금액을 더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림잡아 1년에 1200만원을 더 벌 수 있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학위 기간동안 또래보다 200만원 이상을 적게 벌며 생활하던 대학원생은, 졸업 이후 월 100을 더 벌게 되어 300만원 이상의 추가 수입이 생기는 것이다. 대다수의 박사는 이 수백만원의 돈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한다.
나 또한 '박사' 타이틀을 달기 전에 비해 달마다 백만원 이상의 수입을 더 벌어들이고 있고, 이 돈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무작정 주식을 사고 적금에 넣고 있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남들보다 늦은 시작을 한 내가, 남들과 같은 방법으론 뒤처질 수 밖에 없는 것을 느끼고 있다.
더 나은 내일을 얻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빠르고, 다르게 나아가야만하고, 이를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평생동안 해왔던 '공부'이다.
일명 '코로나 시국'에 경제생활을 시작한 박사로써, 경제활동에 대한 공부와 실습을 하며, 이에 대한 오답노트를 작성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 티스토리를 시작한다.
부디 학창시절의 오답노트가 내 좋은 학점을 만들어 줬듯이, 이 블로그가 내 경제생활의 'A'를 만들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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